지난 10월 26일에 동양대학교 동두천 캠퍼스에서, 2023년 경기도 공익활동단체 지원사업으로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이하 ‘평화행동’)이 주관하고 동두천시성병관리소보존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후원한 “동두천시 옛 성병관리소 보존과 활용을 위한 토론회”(이하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 사회는 평화행동의 최희신 활동가가 진행하였으며, 사전행사로 발제 및 토론자 패널 소개와 인사, 평화행동 김대용 대표의 인사말이 있었다. 본 토론회의 좌장은 정경시사FOKUS의 발행인인 류재복 대기자가 맡았고,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의 정석 교수와 동양대 디자인학부의 정이삭 교수가 각각 주제발표를 하였다.
정석 교수는 ‘개발에서 재생으로-오래된 것이 도시의 힘이다’라는 주제 발표에서 그동안 역대 정부가 해온 도시 정책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수도권 인구의 쏠림 현상과 특히 균형 개발이 아닌 개발 시대의 모순점을 설명하고, 도시의 가장 좋은 모습은 다양성이라며 역사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정 교수는 “개발이 아니라 이제는 재생해야 하고 오래된 것들을 존중하고 예우해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유산을 적극적으로 보존하고 또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활용해야 한다. 크게 크게 신개발 재개발하지 말고 이제 작게 작게 고치고 채워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여기에만 있는 것 그 정체성이 곧 경쟁력이다. 우리 것들을 지혜롭게 고치고 살려서, 우리 도시의 경쟁력을 키웠으면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이어서 발제한 정이삭 교수는 ‘옛 성병관리소의 공간 활용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성병관리소의 프로그램(컨텐츠) 측면과 건축(물리적 상황) 측면으로 나눠서 발표하였다. 정이삭 교수는 “역사적인 가치들을 살리는 프로젝트의 작업이 결코 자본주의나 경제적인 시스템 안에서 비효율적이고 안 좋은 것이 아니다.”라면서 “여러 가지 오래된 건축들을 새롭게 활용하면 경제적으로 또 문화적인 가치가 있다.”라고 말했다.
두 발제 다음으로 평화행동의 김 대표가 ‘평화와 인권의 눈으로 바라본 동두천의 역사와 성병관리소’라는 제목으로, 유광혁 전 경기도의원이 ‘동두천을 포용하는 자세’라는 제목으로, 동두천향토사료관의 이명수 관장이 ‘6.25 전쟁과 성병관리소’라는 제목으로 토론하였다.
토론에서 김 대표는 “동두천에는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았던 역사가 있고 구한말과 3.1운동 때 경기북부 의병운동의 중심지였는데, 해방 공간에서 동두천은 한국 전쟁으로 미군과 동거하는 세상을 맞닥뜨리게 되었고 70여 년 동안 국가폭력의 장소가 되었다.”라고 말하면서 “입에 들어가는 쌀을 고루 나누는 게 사실 평화(平和)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결국,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평화다. 우리는 어떻게 평화로운 이 땅을 만들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유 전 의원은 “동두천에 기지촌과 옛 성병관리소 얘기 나오는 게 불편하다고 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교감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라고 말하면서 “비지정 문화재를 통해서 법적인 검증 해석을 두고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가야 한다. 아무쪼록 서로 이질적인 다양한 생각이 있을 때는 우리가 가진 유일한 공통점을 찾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하였다.
끝으로 이 관장은 “한국 전쟁이 끝난 뒤 1960년대를 지나며 주둔한 미군 때문에 동두천은 경제 호황기를 맞았지만, 각지의 가난한 시골 처녀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동두천까지 흘러들어 기지촌 여성이 되었다.”라고 말하였다. 또한 군 막사 같이 지어지고 2층 창문을 창살로 가둔 성병관리소의 구조를 설명하며 미군 위안부 피해여성이 당한 인권유린에 마음 아파하면서, “역사는 잊는 게 아니고 보존하여 다시는 그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청중들의 질의와 발표자들의 답변이 있었고, 함께 참석한 시민들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성병관리소의 아픈 역사와 보존의 의미를 가슴 깊이 깨닫게 되었다고 소감을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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